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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5 19:22

셀프졸업여행 2/4 : 곡성 - 남원 - 순천 - 여수 (2) 바람쐬기

20110225 용산 - 곡성
20110226 곡성 - 남원 - 순천 - 여수 ****
20110227 여수 - 광주 - 담양 - 광주
20110228 광주 - 담양 - 전주 -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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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가 좀 넘어서 순천역 도착. 곧 순천역에 도착한다는 차내 안내방송을 듣고 짐을 챙겨 탑승구 쪽으로 나왔는데, 우리 아버지 연배로 뵈는 아저씨 한 분이 먼저 서 계셨다. 홀로 오신 듯한 아저씨가 어디서 왔냐 물으시길래 인천이라 대답했더니, 당신은 인천 부평에서 오셨다며 반가워하셨다. 역에 도착해 에스컬레이터를 타면서 계속 얘기를 나눴는데, 광양 출신으로 젊어서 상경하셨다는 60대 초반의 이 아저씨는 역에서 일하신다 하셨다. 순천에 교대하러 오셨다나.
역 건물을 나오기 전에 아저씨께 인사를 하려는데, 어느 쪽으로 가냐고 하셔서 낙안읍성으로 간다고 말하니 버스 타는 길을 가르쳐주겠다며 앞장서셨다. 우와! 사실 순천역 앞 어디서 버스를 타야 할 지 몰라서, 역 앞을 좀 헤맬 각오를 하고 있던 차였다. 아저씨는 역 건물을 나와서 큰길 앞에 서시더니, 저쪽에 보이는 약국 건물을 가리키며 그 근처에 버스정류장이 있다고 하셨다. 낙안읍성 가는 버스가 있을텐데, 혹 없으면 터미널까지 가서 갈아타야 된다는 설명까지! 일을 해야 한다고 역 건물로 돌아가는 아저씨께 꾸벅 인사드렸다.

좋은 인연 덕에 금세 찾은 정류장에서 낙안읍성 간다는 63번 버스를 탔다. 운 좋게도 내 앞에 버스가 멈춰서 좌석에 앉긴 했는데 사람들이 어마무지하게 타서 갑갑하긴 했다. 특히 웬 할머니급 아주머니가 앞뒤좌석 등받이 위에 팔을 얹고 통로쪽 좌석 팔걸이에 엉덩이를 걸친 자세를 유지하는 바람에 내 옆사람은 내 쪽으로 몸을 피하고, 나는 그 때문에 창 쪽으로 비틀리며 쪼그라들고... 가는 길에 계속 10cm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오늘의 나는 절대 결코 강하지 않아...

그래도 도착했다ㅠㅠ
사진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ㅅ;

옛 고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지만 지금도 마을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나도 여기에 방 한 칸 얻어서 살아보고 싶.....................

니가?


날도 따뜻해서 둘러보기 참 좋았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은 꽤 많았지만 짜증날 정도는 아니었고.
순천만에 가려고 성곽에서 내려왔다. 입이 심심해서 가게에 들어갔다가 간만에 보게 된 아이셔가 반가워 한 통 구입. 그런데 이 아이셔가 후에 중요한 역할을 해 줄 줄은 몰랐다.
오후 3시 30분에 온 63번 버스를 타고 청암대 하차, 육교를 건너 67번으로 갈아타고 순천만 하차.

기사아저씨 얼굴이 보여서*'ㅅ'*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여기도 사람들로 북적북적.


천원 내면 탈 수 있는 갈대열차. 나도 타고는 싶었는데...


주말에 비가 온다고 해서 일몰을 못 볼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날씨가 맑았다. 순천만에 일몰 보러 왔으면 용산전망대에 오르는 게 제일 좋다는 말을 주워들어서(..) 야무지게 출발.

이 사람들이 다 전망대로 가는 중


유람선...유람선 좋지...

구획정리(...?) 하는 아저씨들이 보였다


좁은 길을 파워워킹ㅋ하는 건 흔들다리를 건널 때까지가 딱 좋았다. 흔들다리를 기점으로 평지와 본격★등반이 나눠짐... 저질체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헉헉헉. 헉헉헉. 헉헉헉헉. 왼발에 후, 오른발에 하, 후-하-후-하-후-하-, 으으 안되겠다.
눈앞에 보이는 벤치에 철퍽 앉았다. 내 배낭은 작고 가벼운 편이어서 어디에도 맡기지 않고 늘 짊어졌는데, 그것마저 어디 던져버리고 싶었다. 일단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작은 가방에 넣어뒀던 아이셔 하나를 꺼내 입에 물었다. 살만하다. 다시 걷기 시작했다.

오른쪽 길엔 차마 그 어떤 사탕발림 같은 어구를 쓸 수 없었겠지...양심상......

물론 저 갈림길에선 왼쪽 길로 갔다. 하지만 급ㅋ경ㅋ사ㅋ 명상의 길 좋아하시네 둘다 고행의 길이겠지!! 그저 엄마가 보고 싶을 뿐이고...... 그러고보니 아침부터 뛰었고 자전거도 탔고 산책도 하고... 그랬잖아? 내가 무슨 배짱으로 여길 왔을까? 누가 용산전망대 안가면 후회한다고 했어?ㅠㅠ? 아빠 등산점퍼 빌려오기 진짜 잘했다ㅠㅠ 신발도 비온단 소리 들어서 새거 말고 5년차 신발 신어서 다행이야ㅠㅠ...... 이후로 두어 번을 더 쉬고, 물과 아이셔 몇 알의 힘을 빌려 겨우겨우 용산전망대 도착. 입구부터 전망대까지 2.7km의 길을 약 45-50분 걸려서 걸어올라온 셈. 완등(...)의 영광은 2일차 둥글레차(출처:집)와 낙안읍성산 아이셔캔디에게 바칩니다. 눈물.

어쨌든 올라왔으니 기념으로 통유리 빌려 실루엣셀카 한방 찍고

물에 비친 느른한 햇빛이 배가 갈라낸 물살에 부서지는 건 한참을 구경해도 지겹지가 않으이

17:18

17:40

17:42

17:44

18:05

18:06

이 날 일몰은 오후 6시 22분. 어두컴컴해지기 전에 나와야겠다는 생각에, 6시가 되기 전에 슬슬 발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쓸데없는 호기심이 화근. 3층짜리 전망대 3층에서 2층으로 내려와 일몰을 보고 있다가, 1층도 왠지 가봐야 할 것 같아 내려갔는데 그만 의문의 계단을 발견하고 말았다. 몇 발짝 내려갔는데 그것은 급경사... 혹여나 지름길일까 하여 계속 갔는데.........

웬 갈대밭이........ (자동재생되는 bgm)

심경고백


순천만 용산전망대 가시는 분들 꼭 돌아갈때는 왔던 길로 갑시다 흑흑
더불어 150cm 안되시는 분들 전망대 망원경에 덤비지 맙시다 꼭 발판 있는 데 쓰세요 흑흑
(비참)

홍콩에서 용케도 국제미아 안되었던 p야 내가 이젠 널 욕하지 않을게

어쨌든 무사히 근육을 수습해서 돌아오는 길. 차 놓칠까봐 파워!워킹!


파워워킹의 노력이 헛되진 않았는지 오후 6시 50분 버스에 무사승차. 심지어 앉기까지! 순천만에서 순천역까지 30분 넘게 걸린다길래 [26분 차는 포기하자 밥먹고 8시 차 타면 되지~]라고만 생각했는데, 순천역 도착시간 오후 7시 15분(!!) 역사까지 파워워킹 어게인!
편의점에서 빵이랑 요구르트(...두끼연속 불가리스 딸기) 사들고 나니 20분! 통화하느라 계산을 늦게 해주신 캐셔아주머니가 미안하다며 빨대라도 큰 거 가져가라(ㅋㅋㅋ)하셨지만 제 불가리스는 어린 빨대를 좋아합니다. 이번 열차 타냐고 물으시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이럴 때가 아니라며 빨리 가서 타야 한다고 재촉하셨다. 아 아니 왜요... 지금은 20분이고 차는 26분 건데... 내 뒤에 있던 오빠(동생일지도...)까지 휩쓸려서 "저도 빨리 타야겠네요!!"하며 난리법석. 왠지 나까지 급해져서 얼른 인사하고 뛰었는데... 그냥 평소 걸음대로 걸어도 될 것 같았으요. 아이고. 둘째날은 정말 뜀박질데이네. 이렇게 7시 26분 여수행 탑승.

주인마냥 늘어진 배낭 흑흑


전라선 끄트머리, 여수역 도착

역 앞에서 신월동행 2번 버스를 탔다(오동도행/신월동행 모두 한 라인에서 타기 때문에 정류장에 쓰인 목적지를 잘 읽어야 한다). 찜질방 가기 전에 돌산대교 야경이나 구경할까, 하는 막연한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돌산대교 입구를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벨을 눌렀다. 이쪽 지도는 갖고 있지 않으니 표지판 보면서 추측. 으엉 그런데 걸어도 걸어도 눈 앞에 보이는 건 으슥한 길이지 다리가 아녀... 하도 걸어다닌 여파까지 겹쳐서 피곤에 찌든 나머지 야경 구경은 포기. 다시 내렸던 곳으로 돌아와 버스를 탔다. 버스비 아깝네, 진작에 포기할 걸. 다음날 지도를 보니 왜 못 찾았는지 빤히 알겠더만...ㅠㅠ
돌산대교입구와 돌산대교의 관계는 서울대입구역과 서울대의 관계로 보시면 됩니다 흑흑
......그저 무식이 밥을 먹이지

그러니까 낚이면 안뒤야...

찜질방에 갔더니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우글와글. 개인토굴을 노렸는데 다들 쏙쏙 두더지처럼 들어가있다(거기 발 네개인 곳 뭐야). 콘센트 찾아 삼만리 찍다가 자포자기하고 산소방 들어왔더니 으아니 이게 뭐야 콘센트천국...!! 한가득 들고 온 핸드폰 배터리며 mp3p며 카메라 배터리를 충전하며 잠이 들었다. 하지만 양옆 아주머니들에게 눌려서 뒤척뒤척.

덧글

  • p씨 2011/03/07 20:26 # 삭제

    내 여행이 그냥 여행이면 둡선생 여행은 티오피군. 난 푸른색의 순천만을 봤는데(...)
  • 두부 2011/03/08 19:02 #

    어떤의미에서 나오는 티오피냐......
    나도 도착은 다섯시쯤에 해서 푸른 순천만부터 빨간 순천만까지 제대로 보고왔음ㅋㅋㅋ
  • p씨 2011/03/13 17:58 # 삭제

    처음부터 끝까지 푸른 순천만을 보고나니 뭔가 아쉬웠음ㅋㅋㅋ난 시티투어여서 시간에 쫒겨 낙안읍성이랑 순천만을 좀 대충 본 감이 있긴함ㅋㅋ 그런의미의 티오피임ㅋ
  • 두부 2011/03/14 00:28 #

    아항 시티투어였구나! 순천 시티투어 잘되어있다던데 괜찮았음?
    좋은 티오피다 난 또 길헤맴류 삽질류 티오피인줄 알고 긴ㅋ장ㅋ
  • p씨 2011/03/14 01:01 # 삭제

    우선 시티투어니깐 편했음ㅋㅋㅋ근데 순천만에서 자유구경인데 '어디 전망대까지 갔다올수있음 갔다와봐 근데 제한시간 안에 꼭 와야함 안그럼 너 기차놓침' 이런 거였어 ㅋㅋㅋㅋ
  • p씨 2011/03/14 01:04 # 삭제

    그리고 너가 말했다시피 길헤맴류로 따져서 너가 티오피면 난 커피전문점 에스프레소임....orz
  • 두부 2011/03/14 02:20 #

    결론 : 순천만에 가고싶어? 그럼 시티투어는 포기해라

    내가 길 못찾는걸로 너랑 비슷한 급인 애를 아는데 그게 내 동생이야
  • 朴思泫 2011/03/12 09:40 #

    그.... 용산전망대1층에서 내려가는 곳은 어떤의미로 샛길이죠. 그쪽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순천만 입구가 머니까.... 다른쪽 입구, '해룡면'(?)이라는 쪽을 통해 진입하게 됩니다. 아마 그쪽으로 내려 가신듯...... 거기.... 승용차 없으면 정말... 그냥 미아가 됩니다...

    ㅋㅋ........ 원체 여수는 주말의 경우 바글바글 합니다... 특히 구도심(여수)의 경우라면 좀 더 더합니다.
  • 두부 2011/03/14 00:40 #

    오오. 방금 위성지도로 어느 방면을 헤맸는지 보고 왔어요. 그게 해룡면 방향 진입로구만요. 얼른 발 빼길 잘했네요ㅋㅋㅋㅋㅋ

    찜질방 갔다가 이건 우리 동네에서도 못 본 인파야-.-라고 생각했는데 흔한 주말의 여수풍경이었나요 이거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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