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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0 00:51

셀프졸업여행 3/4 : 여수 - 광주 - 담양 - 광주 (1) 바람쐬기

20110225 용산 - 곡성
20110226 곡성 - 남원 - 순천 - 여수
20110227 여수 - 광주 - 담양 - 광주 ****
20110228 광주 - 담양 - 전주 -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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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3시 51분 기상. 열두시 넘어서 겨우 눈을 붙인 듯한데 땀으로 끈적한 느낌에 오래 잘 수가 없었다. 뭐, 충전도 웬만큼 되었고 첫차도 타야 하니까 잘 일어났다 싶어 사우나에서 간단히 샤워하고 얼굴도 만들었다. 전날 다리를 너무 무리하게 썼는지 무릎관절 뒤쪽이 아직도 아파왔다.
잇츠스킨 YE이펙터였나 뭐였나 샘플을 두 장 챙겨와서 한번 발랐는데 나한텐 완전 똥이었다. 저번에 갔을 때 직원언니가 갈색병보다 더 좋다고 막 그랬는데 덕분에 갈색병도 살 생각 없어졌네요 감사(__) 나머지 한 장은 면봉 옆에 예쁘게 꽂아뒀슴다 누가 보면 알아서 썼겠지.

물통에 물까지 꽉꽉 담고 나서 찜질방을 나왔다. 오전 5시 10분경. 2번버스 첫차를 5시 30분에 탑승, 광주은행에서 하차. 길을 건너서 향일암 가는 버스를 기다렸다. 정류장에서 성두까지 가신다는 할머니를 뵈어서, 얼른 정류장 옆구리를 보고 109번 114번이 성두 가는 거라 말씀드렸더니 연신 "아이고 눈도 참 볽다!"하심.
오전 6시 약간 못 미쳐서 111번 버스를 탔다. 졸려서 버스 타면 바로 자려고 했는데 막상 타고 나니 몸은 피곤한데 머리만 깨어있는 상태가 됨. 그래도 이십 분은 타니까 잠이 솔솔... 반쯤 정신이 나간 채로 타고 있으려니 기사아저씨가 종점이라 하시길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얼른 내렸다. 이때가 오전 6시 50분.

사람들 가는 길을 따라 걸으니 초장부터 가파른 길. 이미 죽음▶◀ 으아니 이게 뭐야. 그 누구도 내게 향일암 가는 길이 고되다고 말하지 않았거늘! (사전조사를 잘 합시다) 이럴 줄 알았으면 순천에서 여수로 오는 게 아니었다며 속으로 백번천번 후회했지만 이왕 온 거니까 뭐...
향일암 오르는 길 초입의 한 식당 아주머니가 지나는 사람들에게 물김치를 한 입씩 시식시켜주는 게 보였다. 그냥 지나치려는데 아가씨 한입 먹어봐요, 소리에 그만 넙죽. 덤으로 어머 예쁘게 생겼네!소리까지ㅋㅋㅋㅋㅋㅋㅋㅋ감사합니다 화장발이에요
물김치를 좋아하지 않는데 시원하게 잘 익어서 맛있게 먹었다.
겨우겨우 오르막을 올라 매표소 앞에 섰는데 여기도 계단길/평길(...)로 나뉘어 있었다. 두말할 것 없이 평길을 선택했는데... 두 번 죽음▶◀ 급경사+비 콤보 얼씨구나ㅠㅠ 아침부터 아이셔 투혼(이럴 줄 알았으면 전날 퍼먹지 않는건데!). 정말 죽고 싶은 기분일 땐 까마득한 계단길을 보면서 마음을 추스렸다. 엉엉.

이 틈새만 지나가면!!! 미션컴플릿!!!!!!


다 올라왔지만 비가 와서... 푸른푸른푸른바다와 수평선구경은 실컷 함

관음전은 죽겠으니까 못올라가겠슈ㅠㅠ하고 단번에 포기
나란 여자 포기가 빠른 여자

대신 더 올라가지 않아도 되는 (아래)관음전 주변을 구경.
위쪽의 관음전은 원효대사의 관음보살 접견장소라 알려진 곳이고.
이쪽 관음전은 뭐랬더라 용왕님도 모신댔던가...

관음전 쪽에서 봐도 좋구마잉

비 때문에 일출은 고사하고 약수 한 사발에다 사진이나 몇 장 찍고 왔지만, 어느 아주머니 말씀이 귀를 울렸다. "오늘 날씨 참 좋다, 선선하고... 해야 마음 속에 떴다고 보면 되고." 오오...!
계단길로 내려와서 하산하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매표소 앞부터 급경사를 내려가는 건 좀 힘겨웠다.
비 오는데 요딴 길이니 겁이 나요, 안 나요?
아스팔트 깔린 길가만 골라서 발에 힘 꽉 주고 조심조심 아장아장 내려옴
버스타러 가는 길이 헷갈려서 또 엉뚱한 길 찍고 왔지만, 나름대로 소득이 있었다
제대로 버스정류장까지 왔는데 좌석버스인 113번이 서 있는 게 보였다. 뛰어서(...) 타고 봤더니 또 지갑엔 천백원+오천원짜리뿐. 어제까지 천원짜리 많았던 것 같은데 죄다 어디에 쓴 거여. 기사아저씨께 거슬러주실 수 있냐고 쭈삣거리니 지갑을 꺼내 천원짜리 다섯장을 세어 건네주시는 아저씨ㅋㅋㅋㅋ 우왕ㅋ
그리고 아저씨의 폭풍주루질주... 차량 없는 S자도로엔 차선 그딴거 없다 →↑→+P!!
아침의 돌산대교는 그냥 음...... 비는 줄줄줄줄

아침 열시 차로 여수를 떠날 예정이어서 바쁘게 움직이느라 향일암에서 아침식사를 해결하지 못했는데, 시내 쪽으로 오다 보니 밥 먹을 시간이 좀 남을 것 같았다. 여객선터미널 근처에 괜찮은 식당들이 많다는 말을 들은 바 있었지만 정확히 어디 위치한지는 몰랐기에 속으로 땅을 치며 통곡. 대강 감 잡히는 대로 광주은행 앞에서 내려 무작정 역 방향으로(...)걸었다. 그런데 얼마 안 걷다 무심코 올려다본 표지판에 찍힌 '→여객선터미널'. 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식!!!!!당!!!!!!!!
난 일어난 지 네 시간이 넘었는데 배에 든 게 없어!! 광폭한 배를 껴안고 간 곳은 구백식당. 이름을 들어봤으니까(그리고 바로 보여서'ㅅ'ㅋ)... 손님이 여럿 있었다. 혼자예요*'ㅅ'*하며 털썩.

그리고ㅋㅋㅋㅋㅋㅋㅋ아침부터ㅋㅋㅋㅋㅋㅋㅋㅋㅋ회무침ㅋㅋㅋㅋㅋㅋㅋㅋ
금풍생이구이 먹고싶었는데... (체감)시간이 촉박해서ㅠㅠ
밥에 썩썩 비벼먹고 있으니 서빙하는 이모가 매울거라며 나물반찬도 넣으라 하셨다. 이미 반쯤 먹었지만 나물도 맛있으니까 상관없어... 하지만 역시 아침부터 밥한그릇은 제게 무립니다 배가 불러요ㅠㅠ 그래도 회는 싹다먹고 나왔다.
버스정류장 가보니까 내린 데에서 한 정거장쯤 걸어왔던 듯했다. 2번 버스 타고 여수역 하차.
밤엔 그렇게나 무섭게 생겼었는데'ㅅ';
시간이 살짝 남길래 과자 한 봉 사들고 대기실 의자에 앉았더니 TV에선 [꽃다발]을 하고 있었다. 아 맞다 일요일이지... 그제서야 새삼 요일감각이 되살아남. 매일이 평일같았는데 생각해보니 주말을 여행으로 시작했더랬지.
이 역이 끝자락이라서 이런 풍경도 볼 수 있나봐요
오전 10시 정각, 여수시발 용산행 새마을호 출발. 순천에 내려 경전선으로 환승했다.
광주/목포행은 원래 다른 플랫폼에서 타는데 이번만은 7번에서 타게 되었다길래ㅎㅎ
비가 주룩주룩. 슬슬 걱정이 되었다. 소쇄원에 갈 수는 있으려나...
오전 10시 55분 목포행 무궁화호 승차. 세 칸짜리 작은 열차인데다 사람도 거의 없었다. 3호차에 들어갔더니 뒤쪽의 아주머니 아저씨들 빼고는 맨 앞자리 창가에 앉은 내 또래 한 사람뿐. 반대편 창가에 앉았다. 맨 앞자리의 특권인 콘센트 어댑터를 열고 못다 충전한 핸드폰 배터리며 mp3p를 충전했다(벌교에서 내리던 아저씨 한 분이 맨 앞자리서 충전기도 꽂을 수 있다며/충전기도 챙겨왔다며 감탄사를 연신 내뱉다 가심ㅋㅋㅋ). 한 무리의 어른들이 금세 내려서 또래 여자분과 나만 3호차 안에 있었다. 비는 추적추적 오고, 그분은 풍경사진이며 셀카ㅋ를 찍고, 나는 과자를 오독오독 먹으며 담아온 소설 텍스트를 읽어제끼고.
아담...한 광주송정역
오후 1시 8분, 광주송정역 도착. 오늘 나의 목적지는 담양 소쇄원. 광주는 스칠 뿐... 정류장에서 송정19번 탑승. 환승하기 위해 내려야 할 서방시장까지는 45분쯤 걸렸다. 내린 곳 맞은편에 의기양양하게 걸어갔는데 담양 가는 충효187...없ㅋ엉ㅋ 한바퀴 돌면서 봐도 충효187 타는 곳은 없ㅋㅋ엉ㅋㅋㅋㅋ 비는 계속 추적추적추적. 점심용 빵이랑 요구르트 사들고 급 네이트 검색(도 기본설정이 수도권이라 삽질). 서방시장(북) 정류장으로 가야 한단다. 그럼 방금 길 건넜던 데는...? 다시 가보니 그 정류장은 서방시장(남). 네이트 재검색 결과 서방시장(북) 정류장에 가려면 내렸던 곳에서 큰길을 건너 우회전 후 직진해야 했다. 내 30분... 30분 돌려줘... 누가 환승정류장 바로 있는것처럼 말했어......누구야...ㅠㅠ
배차간격 오지게 넓은 충효187 기다리느라 한 2-30분 처량하게 정류장에 서 있으려니, 웬 할아버지 한 분이 다가와 "몇 번 타길래 계속 서 있어, 한참동안?" 하고 물어보셨다. (할아버지 어디서 지켜보신거에요ㅋㅋㅋㅋㅋ) 187이라 대답하니 당신도 그걸 타신다며, 곧... 50분쯤 되면 올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정말 50분에 버스가 왔다. 천 원 내고 앉았는데 눈 앞에 구간요금표가 보였고, 소쇄원까지는 1100원이라길래 기사아저씨께 여쭈니 소쇄원은 1100원이 맞단다. 얼른 백 원 더 냈다.
비가 너무 내려서 돌아다닐 자신은 없었지만 버스도 탔겠다, 뭐 나쁠 거 있겠냐 하며 마음을 가다듬었는데... 빗길에ㅋㅋㅋㅋㅋㅋㅋ산길을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나ㅋㅋㅋㅋㅋㅋㅋㅋ달리십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지ㅋㅋㅋㅋㅋㅋㅋㅋ마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 마치 운전연습하는 언니 옆 조수석에 탄 엄마처럼 마구 발에 힘을 줬다. 덜덜덜덜.
적절한 사진분배를 위해 소쇄원 얘기는 다음 포스팅에.

덧글

  • 朴思泫 2011/03/12 09:35 #

    ................... 본적이 여수라 그렇지만... 여수는 진짜로 볼것 없는 동네 입니[.................

    절간 하나랑 큰 건물 하나랑 암자 하나 시멘트로 이어진 섬정도가 유명한데....

    딱히 볼 거리는 없......

    호오, 순천역이라... 거기서 목포행이 있나 보군요... 다음에 기회되면 타 봐야겠군요...
  • 두부 2011/03/14 00:52 #

    그래도 외지에서 오면 모든 게 볼거리죠 뭐ㅎㅎㅎ
    무엇보다 밥을 맛있게 먹어서 기억에 좋게 남아있습니다'ㅅ'ㅋㅋ

    경전선 하행열차 중에 목포역까지 가는 게 저거 딱 하나더라고요.
  • p씨 2011/03/13 18:38 # 삭제

    난 여수에서 자고 일어나니 호우주의보가 발생. 오동도고 뭐고 얼른 일정에도 없던 남원으로 도피했었음여 (...)
  • 두부 2011/03/14 00:54 #

    ............p야, 나 눈에서 수분이 나오려고 해...
    그리고 그 남원에선 자전거를 못 빌리고...?ㅠㅠ?
  • p씨 2011/03/14 00:58 # 삭제

    남원자전거 그런거 없음여. 그냥 택시타고 춘향테마파크를 보고옴......
  • 두부 2011/03/14 02:26 #

    Aㅏ.........눈물......눈물 없인 볼 수 없는 p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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