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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2 02:25

셀프졸업여행 3/4 : 여수 - 광주 - 담양 - 광주 (2) 바람쐬기

20110225 용산 - 곡성
20110226 곡성 - 남원 - 순천 - 여수
20110227 여수 - 광주 - 담양 - 광주 ****
20110228 광주 - 담양 - 전주 - 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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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세시 반 좀 못 미쳐 소쇄원 도착. 비는 여전히 츄룩츄룩.

대나무길을 조금만 걸어도 금방 도착'ㅅ'

봉황 기다리는 대봉대

외나무다리 으덜덜덜
한손엔 우산 한손엔 디카로 균형을 잡습니다

비 와서 나만 온 줄 알았더니 커플들이 있네ㅠㅠ흥쳇뿡

광풍각. 저기 매달려있는 갈고리같은 것은 문을 들어올려 열 때 받치는 용도.
광풍각 문짝은 미닫이가 아니라 들어서 여는 방식이라, 문을 다 열면 진짜 시원하고 멋있다.
여름쯤 왔으면 볼 수 있지 않았을...까...ㅎㅎ

그리고 제월당. 그런데 아저씨들이 뭔가 뚝딱뚝딱 하고 계셔서 크게 접근은 못함ㅠ
우산은 아마도 그 아저씨들 중 한 분 거겠고...


비가 그쳐서 좀 더 멀리까지 돌아봤으면 싶었는데 영 그칠 기미를 안 보여서, 내원만 한참 구경하고 나왔다. 소쇄원은 그리 큰 곳이 아니기 때문에 별 관심 안 두는 사람은 십분만에 뚝딱 보고 나갈 수도 있겠지만, 사실 조금만 돌아봐도 금세 시간 잡아먹기 좋은 곳이다. 선비가 된 것마냥 마루에 앉아 눈앞 풍경만 봐도 시간이 후딱후딱 지나감. 건축과 자연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는 곳.

소쇄원에서 광주 가는 버스정류장ㅎㅎ

날씨는 궂었지만 나름의 분위기도 있었다

이번엔 담양버스 225번이 오길래 탔다. 기사아저씨 가...강풀 닮으셨어요... 보자마자 움ㅋ찔ㅋ 서방시장에서 내려 (이번엔 건너지 않고) 저녁을 먹으러 갈 생각에 송정19번을 탔다. 광주와 소쇄원을 오갈 때 서방시장에서 충효187은 길건너, 담양225번은 내렸던 그 자리에서 환승!

꼭 찍고 싶었어요...... (...............)


송정19번을 타는데 아빠한테서 전화가 왔다. 어디냐, 비는 오냐, 저녁은 뭘 먹냐,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니 광주면 광주랑 가까운 나주에 가서 곰탕 한 그릇 먹는 건 어떠냐고 하셨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아빠딸답게 또 거기에 마구마구 마음이 동하는 바람에ㅋㅋㅋㅋ나주 가는 차편을 모르니까 광주송정역에서 나주행 열차 시간 확인까지 했더랬다ㅋㅋㅋㅋㅋㅋㅋ음 저녁은 힘들겠어 내일 갈까 내일 일정 빡빡한데 힝...하며 고뇌한 결과 눈물을 머금고 나주는 다음 기회로 미룸. 가까운 시일 내에 군산-나주-통영으로 엮어서 가장자리 여행루트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면서. 얼씨구ㅋ

그래서 저녁은 결국 (예정대로) 이 부근에서 유명하다는 떡갈비를 먹으러 출동. 담양 떡갈비는 소고기지만 송정리 떡갈비는 돼지고기란다. 즉 나한테는 돼지맛>소맛이니 송정리 떡갈비가 좀 더 땡길 수밖에ㅎㅎ(...물론 가격도 그렇지만'ㅅ'ㅋ)
광주송정역 바로 앞에 있는 지하철 송정리역 1번출구로 나와 직진에 직진을 거듭하면 떡갈비골목 표지가 보이는데 그 일대가 다 떡갈비 식당. 하고많은 식당 중, 바이트레인에서 정보를 얻었던 본점송정떡갈비로 향했다. 여기는 떡갈비골목 표지 말고 그 다음블럭, 광산구보건소 골목 어귀에 있었다.
비가 끊임없이 내려서 발이 젖은지라-.-신발 벗고 올라가기가 소머취무척민망. 아시잖아요 물에 젖은 신발 신고 나면 나는...엄...음... 하지만 손님 모두가 같은 상황이었으니 난 혼자가 아니었음 흑흑
한 테이블 제외하곤 만석이었고, 옆 테이블에서는 가족 삼대가 모여서 식사중이어서 더더욱 혼자 한 상 차지하기 뻘쭘했는데 가게 이모가 방글방글 웃으며 반겨주셔서 한 숨 돌렸다. 으흐.
떡갈비 1인분 주문. \11,000

밑반찬도 밑반찬이지만 그보다 살점 투실투실 붙은 돼지등뼈가 그득한 저 국물...!

어헝헝 맛있다;h;

등뼈와 한판 하고있자니 등장하는 메인
아...왜 나는 야밤에 이걸 포스팅하는걸까
공기밥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비쥬얼이라 공기밥 추가(\1,000)

혼자 고기먹으러 와서 빅쌈싸먹는 여자 그게 NAYA 우적우적


이 기록은 여행가서 적었던 노트를 보며 쓰고 있는데, 이 밥을 먹고 나서 쓴 메모가 나의 심정을 백프로 반영... 토씨 하나 빼지도 더하지도 않고 고대로 적으면
"맛있다 배부르다
무엇보다 이모가 친절 친tothe절 이름이 친절일것같은 친절함
여길 재방문한다면 반은 이모때문이에yo"
어지간히도 감동받았나부다 나...

배터지게 먹고 배 좀 꺼지라고 왔던 길을 거꾸로 걷다보니 도착한 곳은 도산역. 이라고 썼지만 도산역이 어딘지 알 리가 만무했ㅋ음ㅋ 역 안으로 들어가서 숙소로 정한 찜질방이 있는 송정공원역의 위치를 찾아봤다. 도산역에서 두 정거장 거리. 도산역-송정리역-송정공원역; 으메 하필 걸어도 거꾸로 걷냐ㅋㅋㅋㅋㅋㅋ
하지만 밖을 싸돌아다닐 때만 베리포지티브띵커(...)인 d는 이게 광주지하철을 타 보라는 계시라며 좋다고 표를 끊으러 감.

광주지하철의 일회용 승차권은 토큰형. 대전에서도 토큰형을 썼던 기억이 났다.
노약자석 표시가 신기했다. 수도권처럼 양쪽 끄트머리에 배치하는 게 아니어서ㅎㅎ
이 쪽이 양측을 덜 불편하게 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은 생각.
안내화면이야 뭐... 폰트의 차이?ㅋㅋㅋ

송정공원역에 내려, 수집한 정보대로 찜질방을 찾아갔다. 골목을 들어가야 보이는 곳이었다. 왼발의 뼈가 고통을 호소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나름대로 서둘러서 일찍 숙소에 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이미 여덟시 반. 으와.
찜질방은 작지만 저렴했고(\6,000) 일요일 밤이라 그런지 사람도 적은 편이었다. 전날 여수에선 여수시민들이 모두 찜질방에 출격한 것마냥 시끌벅적요란했는데 이쪽은 사우나에 목욕하러 온 사람들만 좀 있었을 뿐 찜질방 쪽은 평온.
땀을 씻은 다음 짐을 다시 정리하려고 가방을 꺼내보니 비에 젖은 기운이 계속 남아 있었다. 내 머리 말릴 때도 안 쓰는 드라이어를 씀ㅠㅠ 하지만 백원으로 가방을 구했으니까...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충전거리를 싸들고 찜질방에 갔다가! 천원을 귀중한 곳에 쓰게 되었다 이 말씀!!
그것은 바로
안마의자......

*´A`*

하......
이래서 효도선물로는 안마의자가 갑이라는 거구나......


그런데 내가 찜질방과 잘 안 맞는 체질인지, 어딜 가서 누워도 더워서 푹 잘 수는 없었다. 수면실이 너무 더워서 산소방에 갔다가, 거실같은...그 뭐시기냐, 거기서 매트 깔고 누웠다가 화장실 다녀오니 쓰레기통 위에 익숙한 페트병이 올려져있어(ㅠㅠ) 얼른 수거해오고. 잠을 통 잘 수 없어서 다시 사우나 탈의실로 돌아왔다.
그런데 의외로 이쪽이 나의 베스트 플레이스!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고, 새벽이라 사람도 없는 TV 앞 평상에 올라앉아 기둥에 등을 붙이고 TV삼매경. 게다가 기둥엔 콘센트 어댑터까지! 맥반석계란에 미숫가루만 있었으면 완벽했겠지만ㅎㅎㅎ 무릎팍도사 안철수편을 보다가 선잠이 들었다. 별별 메모가 다 되어있는 걸 보니 정말 선잠이 들었다 깨기를 반복했던 듯.

덧글

  • 세이레인 2011/03/12 04:03 #

    안녕하세요 두부님. 초면이지만 글 잘 보았습니다. 광주에서 제법 오래 살다가 이사를 했는데 자주 다녔던 여수나 담양, 그리고 광주에서 살았던 송정리를 쭉 거쳐가신 글들을 보니 어쩐지 정말 그립고 즐거워서 리플 남깁니다. 글이 너무 재미있어요~
    소쇄원은 매번 학생때 소풍지로 정해졌던 기억이 남아있는 데다가 이곳 저곳에서 제가 살면서 생각하던 거리들이 적혀 있는게 정말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좋은 추억을 많이 쌓으셨다면 좋겠네요. 다음 여행 글도 기대하겠습니다 ^^
  • 두부 2011/03/14 01:07 #

    광주에 사셨던 분이시군요!ㅎㅎ
    담양이 광주 근처라 이쪽에 광주 학생들이 자주 왔을 거란 생각을 했는데 역시나... 전 대학교 와서 답사로 이 부근에 딱 한 번 왔던 게 남도에 대한 기억의 끝이었거든요. 그 때 아쉬움이 남아서 담양은 꼭 오자고 했던 거였는데, 역시나 오길 잘 했다는 만족감에 차서 올라왔어요. 물론 스칠 뿐이라고 생각했던 송정리 역시 떡갈비 덕에 좋은 기억으로 남았고요*´∀`*
    부족하고 두서없는 기록인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P씨 2011/03/14 20:24 # 삭제

    저 떡갈비는 야밤에 올리지 않아도 이미 크리티컬어택(...)
  • 두부 2011/03/17 11:48 #

    언제 한 번 나랑 손잡고 갈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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